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대장암을 부추기는 '씨앗기름'의 진실

출처 중앙일보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대장암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30~5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초가공식품, 미세플라스틱, 플라스틱 첨가물,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지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한 가지 다소 의외의 식품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식용유, 그 중에서도 씨앗기름(종자유)입니다.

씨앗기름, 정말 ‘악마의 기름’일까?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명한 씨앗기름 반대론자다. [출처:중앙일보]

 

미국에서는 씨앗기름을 두고 “악마의 기름(The Devil’s Oil)”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습니다.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은 식용유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건강 인플루언서들과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이들 기름이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그리고 암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유명 정치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SNS를 통해 “미국의 비만 문제는 씨앗기름으로 튀긴 음식이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다시 소기름 같은 동물성 지방으로의 회귀를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은 수백만 명의 관심을 끌며 ‘씨앗기름 논란’을 점화시켰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오메가-6’ 불포화지방산

씨앗기름의 주요 성분은 오메가-6 지방산입니다. 오메가-6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지만, 현대인의 식단은 오메가-6의 과잉 섭취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오메가-6는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염증이 암세포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죽어가는 암세포가 오메가-6를 방출하면서 주변에 염증을 유도하고, 이는 새로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친암 환경’을 만든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즉, 씨앗기름을 통해 과도하게 섭취된 오메가-6는 단순한 칼로리 이상의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오메가-6를 과다 섭취하게 되었나?

50년대부터 꾸준히 미국인의 동물성 지방 섭취량은 줄고 식물성 지방 섭취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출처:중앙일보]

 

과거에는 동물성 지방(소기름, 돼지기름 등)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1990년대 이후 ‘포화지방’에 대한 건강 우려가 커지면서 식물성 기름, 특히 씨앗기름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하며, 식당과 가정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죠. 문제는, 대부분의 가공식품과 외식 음식들이 씨앗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튀김류, 마요네즈, 샐러드드레싱, 과자류, 심지어 일부 건강식으로 분류되는 시리얼류에도 씨앗기름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인은 자신도 모르게 오메가-6를 과잉 섭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장암과의 연결고리

대장암은 대표적인 염증성 질환 기반 암으로, 염증 유발 요인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식단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오메가-6의 과다 섭취로 인한 장내 염증, 그리고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대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세포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식물성 기름을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발암 물질인 알데하이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장 점막 세포의 DNA 손상을 유발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순히 씨앗기름을 ‘나쁜 음식’으로 몰아가고 배제하는 건 정답이 아닙니다. 다만,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지방산 섭취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실천을 권장합니다:

• 식용유 선택 시 올리브유, 아보카도 오일, 코코넛 오일 등 오메가-6 비율이 낮은 기름을 선택
• 외식과 초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 오메가-3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 아마씨, 치아씨드 자주 섭취
• 기름 재사용 줄이기, 특히 튀김 요리 시
• 가정 내 요리 시 기름 양 줄이기와 저온 조리법 활용

결론: 식용유 선택이 곧 건강의 선택

우리는 매일 식사를 통해 기름을 섭취합니다. 이 작은 습관 하나가 대장암을 비롯한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식재료만큼이나 조리용 기름의 종류와 양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씨앗기름의 진실을 알고, 건강한 지방 섭취 습관을 만드는 것이 바로 암 예방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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