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작은 기적/암을 넘어, 살아가다

다시 써보는 나의 이야기: 삼중양성유방암과의 싸움 그리고 새로운 시작

사만줌 2025. 3.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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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여정

삼중양성유방암 진단을 받았던 그날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의사의 목소리, 병원의 냄새,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던 두려움까지. 하지만 그 순간부터 제 인생은 '투병 전'과 '투병 후'로 나뉘게 되었고, 저는 이 싸움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삼중양성유방암(Triple-Positive Breast Cancer)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그리고 HER2 양성인 유방암을 의미합니다. 다른 유형의 유방암보다 공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행히도 표적치료제가 효과적인 유형이기도 합니다.

1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집같은 병원

선항암치료의 시간들

의료진과 상담 후,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선항암치료(Neoadjuvant Chemotherapy)를 시작했습니다. 총 6차에 걸친 선항암치료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매 3주마다 병원에 입원하여 주사를 맞고, 그 후 찾아오는 부작용과 싸워야 했습니다. 설사, 메스꺼움, 극심한 피로감,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변화 - 머리카락의 탈모. 거울 속에 비친 낯선 제 모습에 처음엔 눈물을 흘렸지만, 점차 이것이 치유의 과정임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6차 선항암치료를 모두 완료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의료진은 종양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주셨고, 이제 수술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명 지나온 길인데, 그새 잊은듯한 그날들

수술 그리고 새로운 시작

수술을 앞두고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가족과 의료진의 지지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깨어났을 때, 제가 한 발짝 더 생명을 향해 나아갔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회복 과정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지치기도 했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제 모습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수술 부위의 통증이 줄어들고, 일상생활로 조금씩 복귀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후항암치료의 여정

수술 후, 암세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후항암치료(Adjuvant Therapy)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저의 경우 HER2 양성이기 때문에, 표적항암제인 퍼제타(Perjeta)와 허셉틴(Herceptin)을 사용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총 12차에 걸친 후항암치료 중 현재 7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항암치료와는 달리 표적항암제는 일반적인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어, 조금 더 견딜 만한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피로감과 간혹 나타나는 부작용들이 있지만, 이전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이를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쁜 소식 중 하나는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약 6센티미터 정도로 자란 머리카락은 제게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거울을 보며 짧은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제 모습에서 강인함과 생명력을 느낍니다.

오늘의 7차 치료를 앞두고

오늘은 7차 후항암치료(선항암 포함해서 13회차/총 18회)를 위해 다시 병원에 입원합니다. 여전히 치료날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밀려오지만, 이제는 이 과정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고, 매 치료가 완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남은 5차의 치료 역시 무사히 완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더 이상 암 진단이 제 삶의 끝이 아니라, 더 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여정을 손꼭잡고 동행하는 남편

함께하는 여정에 감사하며

이 모든 과정에서 저를 지지해주신 가족, 친구들, 그리고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들의 사랑과 지지가 없었다면, 이 힘든 여정을 계속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유방암 투병 중인 모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겠지만, 우리는 함께 이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작은 성취와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놓치지 마세요.

새로운 삶을 향해

이제 저는 암을 이겨낸 후의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끔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경험이 제게 준 소중한 교훈들 - 삶의 소중함, 사랑의 중요성, 그리고 내면의 강인함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삼중양성유방암과의 싸움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 여정을 통해 제 자신의 강인함을 발견했고,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7차 치료를 시작으로, 남은 모든 치료 과정을 무사히 완료하고, 건강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희망과 용기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희망의 여정을 계속해 나갑시다.

앞으로의 계획

완치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제 경험이 다른 환자분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힘든 여정이 더 의미 있어질 것입니다. 또한, 오랫동안 미뤄왔던 취미 생활과 여행을 즐기며,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암 투병 경험은 제게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선물임을 기억하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치료를 준비합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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