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여정
삼중양성유방암 진단을 받았던 그날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의사의 목소리, 병원의 냄새,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던 두려움까지. 하지만 그 순간부터 제 인생은 '투병 전'과 '투병 후'로 나뉘게 되었고, 저는 이 싸움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삼중양성유방암(Triple-Positive Breast Cancer)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그리고 HER2 양성인 유방암을 의미합니다. 다른 유형의 유방암보다 공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행히도 표적치료제가 효과적인 유형이기도 합니다.



선항암치료의 시간들
의료진과 상담 후,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선항암치료(Neoadjuvant Chemotherapy)를 시작했습니다. 총 6차에 걸친 선항암치료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매 3주마다 병원에 입원하여 주사를 맞고, 그 후 찾아오는 부작용과 싸워야 했습니다. 설사, 메스꺼움, 극심한 피로감,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변화 - 머리카락의 탈모. 거울 속에 비친 낯선 제 모습에 처음엔 눈물을 흘렸지만, 점차 이것이 치유의 과정임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6차 선항암치료를 모두 완료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의료진은 종양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주셨고, 이제 수술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술 그리고 새로운 시작
수술을 앞두고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가족과 의료진의 지지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깨어났을 때, 제가 한 발짝 더 생명을 향해 나아갔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회복 과정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지치기도 했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제 모습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수술 부위의 통증이 줄어들고, 일상생활로 조금씩 복귀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후항암치료의 여정
수술 후, 암세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후항암치료(Adjuvant Therapy)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저의 경우 HER2 양성이기 때문에, 표적항암제인 퍼제타(Perjeta)와 허셉틴(Herceptin)을 사용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총 12차에 걸친 후항암치료 중 현재 7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항암치료와는 달리 표적항암제는 일반적인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어, 조금 더 견딜 만한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피로감과 간혹 나타나는 부작용들이 있지만, 이전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이를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쁜 소식 중 하나는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약 6센티미터 정도로 자란 머리카락은 제게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거울을 보며 짧은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제 모습에서 강인함과 생명력을 느낍니다.
오늘의 7차 치료를 앞두고
오늘은 7차 후항암치료(선항암 포함해서 13회차/총 18회)를 위해 다시 병원에 입원합니다. 여전히 치료날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밀려오지만, 이제는 이 과정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고, 매 치료가 완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남은 5차의 치료 역시 무사히 완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더 이상 암 진단이 제 삶의 끝이 아니라, 더 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여정에 감사하며
이 모든 과정에서 저를 지지해주신 가족, 친구들, 그리고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들의 사랑과 지지가 없었다면, 이 힘든 여정을 계속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유방암 투병 중인 모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겠지만, 우리는 함께 이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작은 성취와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놓치지 마세요.
새로운 삶을 향해
이제 저는 암을 이겨낸 후의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끔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경험이 제게 준 소중한 교훈들 - 삶의 소중함, 사랑의 중요성, 그리고 내면의 강인함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삼중양성유방암과의 싸움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 여정을 통해 제 자신의 강인함을 발견했고,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7차 치료를 시작으로, 남은 모든 치료 과정을 무사히 완료하고, 건강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희망과 용기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희망의 여정을 계속해 나갑시다.
앞으로의 계획
완치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제 경험이 다른 환자분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힘든 여정이 더 의미 있어질 것입니다. 또한, 오랫동안 미뤄왔던 취미 생활과 여행을 즐기며,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암 투병 경험은 제게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선물임을 기억하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치료를 준비합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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